제가 치과 보험 청구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단순히 진료 내용만 입력하면 끝나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매달 반복되는 삭감 통보와 예상보다 줄어든 보험 수익을 마주하면서, 청구 업무가 단순 행정이 아니라 병원의 ‘수익을 지키는 방어선’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한 예로 몇 년 전, 제가 직접 처리한 치주치료 건이 삭감되어 큰 불이익을 받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명백히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였고, 실제 시술도 적절했음에도 단순한 코드 입력 실수 하나로 전체 청구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황당하고 억울했지만, 이후 복구 절차를 밟고, 시스템과 기록 방식까지 전면적으로 바꾸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제가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는, 치과 보험 청구 실무를 맡고 계신 분들께 이런 현실적인 사례들을 미리 공유함으로써,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돕기 위함입니다. 청구 삭감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사실 많은 사례는 예방 가능하며, 사후 복구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19년간 치과에서 상담, 청구, 실장 업무를 직접 담당해 오면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로 초반에 자주 삭감된 사례 5가지와 복구 팁을 상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실무자 분들께서 이 글을 통해 현장의 청구 오류를 줄이고, 병원의 정당한 수익을 지키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동일 부위 방사선 촬영 중복 청구 – 대표적 삭감 사례
치과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동일 부위에 대해 파노라마 촬영과 치근단 방사선 촬영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동일 부위 촬영을 2회 이상 청구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은 중복 청구로 판단하여 삭감 조치를 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두 영상의 목적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파노라마는 전체 치열을 확인하기 위한 기본 촬영이며, 치근단 촬영은 특정 치아 병소를 정밀 확인하기 위한 보조 영상입니다. 하지만 청구 내역에 촬영 목적이 명시되지 않으면 단순 중복으로 간주됩니다.
복구 전략: 파노라마 촬영 내역에 파노라마를 찍을 수밖에 없는 사유를 작성합니다. 예를 들어 매복된 사랑니, 전반적 치주염, 다발성 치아우식으로 인한 파노라마 촬영으로 내역을 달고 파노라마 촬영 후 36번 병소 불분명 → 치근단 영상 추가 필요 와 같이 치근단 촬영을 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작성합니다. 삭감되었을 경우 파노라마와 치근단 영상의 시각적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엑스레이를 자료 제출하고 더 확실히 하고 싶다면 담당 치과의사의 소견서를 첨부 하는 것도 재심 승인에 도움이 됩니다.
치은 절제술과 치근활택술 중복 청구 – 복잡한 치주 진료의 오해
치주 환자에게 RP(치근활택술)와 치은 절제술을 같은 날 시행하고 청구한 경우, ‘중복된 치료 행위’로 판단되어 둘 중 하나가 삭감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RP는 치은 연하 치석 제거 및 루트플래닝을 위한 치료이고, 치은 절제술은 비정상적으로 증식된 치은 조직 제거를 위한 외과적 처치입니다.
복구 전략: 치료 목적, 절차, 시간 등을 내역에 상세히 기재 (“RP 후 출혈 지속, 치은 증식 확인 → 치은 절제술 병행”)합니다. 진료 코드를 확인하여 진료에 가능한 코드를 각각 다르게 청구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삭감됐을 경우 시술 전·후 사진 자료 첨부 (출혈 상태, 절제 부위 등) 하고 진료코드를 각각 다르게 바꿔 재심 신청을 합니다. 진료일을 달리하거나 최소 5일 이상 간격 조정 시 삭감율이 감소하니 상황에 따라 맞게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근단 절제술 시 마취료 누락 – 불완전 청구로 전액 삭감
치근단 절제술, 낭종 제거술 등 외과 수술에는 당연히 마취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청구 시 마취료 코드(L033) 누락 시, 전체 시술 자체를 부정확한 청구로 간주하여 전액 삭감될 수 있습니다.
이는 전산 입력 실수 또는 마취가 포함되었다고 오해하는 상황에서 자주 발생하며, 대부분 복구가 가능합니다.
복구 전략: 삭감된 경우 진료차트에 사용 마취제, 용량, 시술 전후 반응 등을 상세히 기재한 것을 첨부하여 전산상 마취료 코드 누락 추가 입력 후 재심 신청합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마취료 자동 입력이 포함된 행위 세트 구성 설정을 권장합니다.
레진 충전 후 동일 치아 근관치료 청구 삭감
보존치료에서 매우 빈번한 삭감 사례입니다. 충전 직후 근관치료를 청구하면, 일부 심사위원은 이를 “불필요한 충전 후 재치료”로 간주하여 중복 시술로 삭감합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자각 증상이 없던 충전 치아가 갑자기 급성 치수염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구 전략: 충전 당시 무증상 상태임을 기록 (“자각 통증 없음, 생활력 검사 정상”)하고 근관치료 전 자발통, 타진 양성, 영상 변화 등 악화된 상태를 내역을 달고 방사선 영상에 전후 비교 가능하도록 사진 첨부하여 재심 신청을 하면 됩니다.
임플란트 실패 후 재시술 청구 삭감 – 동일 부위, 동일 행위에 대한 보험 제한
임플란트가 골유착 실패 또는 감염 등으로 인해 제거된 후, 같은 부위에 다시 시술하는 경우, 보험상 동일 행위 반복으로 간주되어 삭감될 수 있습니다. 특히 보험 급여 범위에서의 시술일 경우 기준이 더욱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복구 전략: 임플란트 실패 사유를 상세히 내역에 기록 (감염, 동요도, 골흡수 등)합니다. 그럼에도 삭감이 된 경우엔 차트 기록과 임플란트가 제거되기 전, 제거 된 후, 다시 식립 후 엑스레이 혹은 파노라마 사진을 첨부합니다. 또 재시술의 의학적 필요성에 대한 소견서를 첨부하여 환자 요청 및 증상 자료를 추가 제출한 뒤 재심 신청을 합니다.
청구 삭감은 단순한 금액 손실로 끝나지 않습니다. 실무자의 신뢰, 병원의 수익, 환자의 만족도까지 영향을 줍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린 5가지 삭감 사례는 제가 실제로 경험했던 일이자, 그 후 복구에 성공하거나 예방한 사례입니다. 모든 삭감은 이유가 있으며, 진료기록을 전략적으로 준비하면 충분히 대응 가능합니다. 앞으로도 실무 현장에서 반복되는 삭감을 줄이고, 더 정당한 보험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철저한 기록과 시스템 개선을 지속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이 글이 병원의 수익을 지키고, 실무자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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