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

학교 구강검진 후 스케일링 권유받았다면? ‘괜찮겠지’는 금물입니다

sophi0510 2025. 7. 2. 15:30

매년 초등학교에서 진행되는 학교 구강검진을 마치고 나면, 아이가 들고 오는 검진표에 익숙지 않은 단어가 적혀 있는 경우가 많다. “스케일링 필요”라는 지적 사항을 받고 놀라거나 의아해하는 보호자도 있다. “아직 초등학생인데 벌써 스케일링이 필요하다고?”, “양치도 잘하고 충치도 없는데?”, “그냥 형식적인 말 아니야?” 이런 생각은 아주 흔하다. 하지만 19년간 치과 임상 현장에서 아이들의 구강 상태를 직접 관찰해 온 입장에서 단언할 수 있다.

 

학교 치과검진에서 스케일링이 권유되었다면, 단순한 예방 권장이 아니라 실제로 개입이 필요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초등학생은 일반적으로 유치가 아직 남아 있고, 영구치가 일부 맹출되는 과도기적 구강 상태에 있다. 이 시기는 치석이 형성되기 매우 쉬운 시기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아직 양치 습관이 성숙하지 않고, 손놀림이 미세하게 정교하지 않기 때문에 칫솔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많다. 실제로 하악 전치부(아랫니 앞부분) 안쪽이나 혀 아래 침샘이 있는 부위에는 칼슘이 풍부한 침이 자주 고여, 어린이도 치석이 빠르게 생길 수 있다. 특히 외관상 깨끗해 보이는 치아도, 구강 내에서 조명이 비춰졌을 때 보면 황색 또는 갈색의 치석이 꽤 많이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학교 검진은 겉으로 보이는 충치 외에도 이런 부분을 간단한 구강거울로 확인하기 때문에, “스케일링 필요”라고 적혔다는 건 아이의 구강 내에 이미 육안으로 보일 만큼 치석이 형성되어 있다는 신호다.

 

아이 치석의 문제점, 방치하면 생기는 예상치 못한 결과

스케일링이 필요한 상태를 방치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보호자들은 흔히 “아직 유치니까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유치는 생각보다 훨씬 섬세하고 자극에 민감하다. 유치는 성인 치아보다 법랑질이 얇고, 외부 자극에 쉽게 반응하기 때문에 치석이 부착된 상태가 지속되면 빠르게 충치나 염증으로 이어진다. 이때 충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뿌리 부위나 잇몸 안쪽에서부터 진행될 수 있어서, 아이가 통증을 느끼기 전까지는 보호자가 알아차리기 어렵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치석은 단단히 부착된 세균의 집합체이며, 이 세균들은 잇몸을 자극해 치은염을 일으킨다. 출혈, 잇몸 붓기, 구취(입냄새)는 그 초기 증상이다. 더욱 심한 경우, 잇몸 염증이 치주조직 깊숙이 침투하면서 초기 치주염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런 경우가 반복되면 유치가 예정된 시기보다 빨리 빠지거나, 반대로 염증으로 인해 잘 빠지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이로 인해 영구치 맹출 시기가 지연되거나 방향이 틀어지는 교합 문제가 생기며, 향후 교정치료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치석이 많아지고 염증이 심해지면 아이는 식사 중 불편함을 느끼거나, 자연스럽게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이 형성될 수 있다. 이는 턱의 비대칭, 저작 기능 이상, 발음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성장기 아이의 턱과 얼굴은 계속 자라고 있기 때문에 구강 내 염증이 얼굴 골격의 성장 패턴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모든 문제의 출발이 ‘그냥 치석 좀 있는 정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스케일링을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돕는 치위생사의 팁

스케일링은 치석을 제거하는 시술이지만, 아이에게는 치과 기계 소리, 물줄기, 낯선 환경 자체가 큰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초등학생은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자극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크기 때문에, 첫 경험에서 공포를 느낄 경우 이후 치과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치과 진료를 공포가 아닌 긍정적인 경험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치위생사로서 추천하는 방법은 먼저 아이에게 스케일링이 어떤 치료인지 간단한 언어로 설명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치아를 씻어주는 청소 시간이야”, “이모가 시원한 물로 치아 속 먼지를 닦아줄 거야”처럼 직관적이고 부정적이지 않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치료 전에 사용될 기구를 눈으로 보게 하거나, 기계 소리도 먼저 들려주거나 스케일러에서 나오는 물을 아이 손에 뿌려주며 아이가 익숙해지도록 도와주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스케일링을 받을 때는 치료 시간이 길지 않도록 조절하며, 치료 전후 아이와 신뢰를 쌓는 ‘라포 형성’이 중요하다. 실력이 좋은 치과일수록 아이를 다루는 방식이 친절하고 유연하다.
스케일링 후에는 아이에게 “오늘은 치아가 반짝반짝하게 됐어!”, “이제 입냄새 안 나고 멋지다” 같은 성취감을 줄 수 있는 말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치과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해지는 곳’으로 인식하게 된다. 실제로 스케일링을 긍정적으로 경험한 아이는 이후 정기검진, 교정상담, 심지어 충치 치료에도 훨씬 협조적이고 두려움이 없다.

 

학교에서 스케일링 권유받았다면? 당장 실천해야 할 관리 전략

“스케일링 필요”라는 학교 검진 결과는 단순한 권장이 아니다. 이는 조기 개입이 필요한 구강 상태라는 전문의의 간접적인 진단이자, 아이 건강에 대한 경고 신호다. 이런 문구를 받았다면 우선 치과를 방문해 현재의 치석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케일링을 받은 후에도 다시 치석이 생기지 않도록 올바른 칫솔질 습관과 주기적인 점검 시스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치위생사로서 보호자에게 다음과 같은 실천 전략을 추천한다:

  • 아이가 사용 중인 칫솔의 솔 부위가 크거나, 모가 지나치게 단단하지 않은지 확인한다 (Soft 칫솔 권장).
  • 하루 2회 양치 후, 하악 전치부 안쪽을 보호자가 직접 확인해보는 습관을 갖는다.
  • 플라그 착색제를 활용해 아이가 놓친 부위를 스스로 볼 수 있게 지도한다.
  • 유치가 많이 남아 있거나, 치아 사이가 벌어져 음식물이 자주 끼는 아이라면 치간칫솔 또는 치실 사용법을 함께 익힌다.
  • 3 ~ 6개월 주기로 정기 구강검진과 스케일링을 병행한다. 잇몸 출혈이나 입냄새가 잦다면 1개월 주기로 단축한다.

스케일링은 단순히 치아를 깨끗이 하는 절차가 아니다. 아이의 구강 내 세균 상태를 조절하고, 앞으로의 영구치 배열, 턱 성장, 구강 기능 전체를 관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치료 행위다.
학교 검진표는 단지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아이의 평생 치아 건강을 위한 출발점이다.
지금 그 종이를 보고 있다면, ‘나중에’보다는 ‘지금’이 최선의 타이밍이다. 아이와 함께 치과에 방문해, 첫 예방 스케일링을 경험하게 해주자. 그 경험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건강한 습관의 시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