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

내 잇몸, 괜찮을까? 잇몸염증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sophi0510 2025. 7. 2. 20:00

“충치는 없는데 입냄새가 난다”, “양치할 때 피가 나요”… 혹시 잇몸염증일까요?”

잇몸 건강은 구강 전체 건강의 근간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치아에 비해 잇몸에 대한 관심은 적은 편이다. 실제로 치과를 방문하는 환자들 중 상당수는 충치나 통증이 아닌, "양치할 때 피가 나요", "잇몸이 붓고 시려요", "입냄새가 심해졌어요" 같은 잇몸 문제로 처음 진료를 받는다. 특히 치주질환은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어 방치되기 쉽고, 한 번 진행되면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질환 중 하나다.

치은염 생긴 치아 사진

 

 

잇몸염증(치은염)은 플라그(치면세균막)와 치석으로 인한 세균 감염이 잇몸 조직을 자극하면서 시작된다. 조기에 관리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이를 놓치고 방치하게 되면 잇몸뿐 아니라 치아를 둘러싼 치조골까지 파괴되는 ‘치주염’으로 진행되어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치주염은 전 세계 성인 10명 중 7명이 겪고 있는 만성질환이며, 단순히 구강 문제를 넘어서 당뇨병, 심혈관 질환, 조산, 알츠하이머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중요한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원에 방문하기 전에 이미 잇몸 상태가 악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자각증상이 거의 없고,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변화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집에서도 쉽게 점검해 볼 수 있는 ‘잇몸염증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를 중심으로,
잇몸염증의 원인, 증상, 관리법, 치과 내원 필요 시점까지 모두 전문적으로 정리했다.

 

잇몸염증의 원인과 경고 신호

“잇몸 출혈은 양치법 때문이 아니라, 염증 때문입니다.”

잇몸염증은 주로 치아와 잇몸 사이에 남은 플라그가 주원인이다. 플라그는 음식물 찌꺼기와 타액, 세균이 결합해 형성된 치면세균막으로, 매일 양치질로 제거되지 않으면 수일 내 석회화되어 ‘치석’으로 변한다. 이 치석은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잇몸을 자극하며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치석이 잇몸 아래 깊숙이 침투하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서 치주조직을 점차 파괴하며 치조골 흡수를 일으킨다. 결국 치아를 고정하고 있는 잇몸뼈가 줄어들면서 치아가 흔들리고, 심한 경우 치아를 발치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경과는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 자각하지 못한 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양치할 때마다 피가 난다거나, 잇몸이 빨갛게 부어 있고 누르면 아프다, 최근 들어 입냄새가 심해졌다,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자주 낀다, 치아가 흔들리는 느낌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면 입안이 텁텁하고 끈적하다. 이와 같은 증상은 잇몸염증이 시작되었다는 강력한 경고 신호다

이러한 증상이 있어도 "일시적인 거겠지", "칫솔질을 세게 해서 피나는 걸 거야"라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잇몸 출혈은 양치 방법 때문이 아니라 대부분 염증이 이미 시작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증상이다. 그렇다면 현재 내 잇몸 상태는 안전한 걸까? 다음 체크리스트를 통해 직접 점검해보자.

잇몸염증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총 10문항)

아래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잇몸염증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으며,
5개 이상이면 이미 치주염 단계로 넘어갔을 가능성도 있으니 가까운 치과 방문을 권장한다.

1. 칫솔질하거나 치실을 사용할 때 잇몸에서 피가 난다
→ 출혈은 치은 모세혈관이 염증으로 터졌다는 의미다. 절대 정상적인 반응이 아니다.

2. 잇몸이 붓거나 열감이 있고, 눌렀을 때 아프다
→ 염증 반응으로 혈액 공급이 증가하고, 부종이 생긴 상태다.

3. 치아 사이가 벌어졌고 음식물이 자주 낀다
→ 잇몸이 무너지고, 치주조직이 약해졌다는 증거다.

4. 입냄새가 자주 나며, 양치 후에도 냄새가 남는다
→ 휘발성 황화합물(VSC)을 생성하는 혐기성 세균의 증거.

5. 치아가 약간 흔들리거나, 이가 기울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 치조골 파괴가 이미 진행되었을 수 있다.

6. 아침에 일어나면 입안이 건조하고 끈적하다
→ 구강 내 세균 번식이 활발하다는 의미이며, 염증 환경이다.

7. 잇몸 색이 분홍이 아닌 붉은색, 진한 보라색이다
→ 혈류 과다 또는 산소 공급 부족으로 인한 조직 변화다.

8. 치석이 눈에 보일 정도로 쌓여 있다
→ 스케일링 시기가 지났으며, 치석은 세균 집합소다.

9. 치아 뿌리 부분(치경부)이 드러나 보인다
→ 잇몸이 퇴축되고 있으며, 치주염 진행 징후다.

10. 딱딱한 음식 섭취 시 이가 시리거나 통증이 있다
→ 치근이 노출되거나 치은 부착이 약해졌을 수 있다.

결과 해석

  • 0~2개: 건강한 상태. 스케일링 6개월 주기 유지
  • 3~5개: 경증 치은염 단계. 스케일링과 생활 습관 교정필요
  • 6개 이상: 중등도 이상 치주염 의심. 치과 내원 후 치주 검사 및 영상진단 필요

잇몸염증 예방과 회복을 위한 전문 관리 전략

자가 진단 후 3개 이상 항목에 해당된다면, 지금부터라도 생활 속 관리 습관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잇몸 치료는 스케일링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잇몸치료(치주치료)를 받아야 하고, 올바른 관리 루틴이 병행되어야 염증이 회복되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스케일링 주기 관리: 건강한 사람도 최소 연 1~2회 스케일링, 치석이 잘 생기거나 염증 병력이 있다면 3~6개월 주기가 적절하다.

칫솔질 방식 개선: 회전법(Roll method) 또는 바스법(Bass method)을 사용해 잇몸 라인을 따라 부드럽게 닦는 것이 중요하다.
가로로 문지르는 횡마법은 잇몸을 마모시켜 치은퇴축을 유발한다.

구강 보조용품 사용: 치간칫솔, 치실, 혀 클리너는 플라그와 혐기성 세균 제거에 효과적이다. 특히 치간칫솔은 치은열구 관리에 핵심적이다.

불소·항염 성분 치약 사용: 불소(1,000ppm 이상)는 재광화를 촉진하고, 질산칼륨, 트리클로산 등의 성분은 염증 완화에 효과적이다.구강세정제 선택: 무알코올, 클로르헥시딘(0.12%) 함유 제품은 단기간 사용 시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단, 장기 사용은 착색 유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2주 이상 사용은 전문가 상담 후 결정한다.

 

결론적으로, 잇몸염증은 ‘느껴지는 순간’보다 ‘느끼기 전’이 더 위험한 병이다.
지금 내 입 안에 출혈, 붓기, 냄새, 시림 같은 증상이 하나라도 있다면, 그것은 몸이 보내는 분명한 신호다.
오늘부터 자가 체크리스트를 생활화하고, 주기적인 구강 검진과 스케일링으로 나의 잇몸을 보호하자.
치아는 잇몸이 있어야 유지된다.
잇몸을 지키는 것은 치아를 지키는 첫 번째 예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