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매년 시행되는 학생 구강검진은 단순한 절차나 의무 이행이 아닙니다. 실제 현장에서 치과 의료진이 보는 아이들의 구강 상태는 학부모가 예상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19년간 치위생사로 근무하면서 수천 명의 학생 구강검진을 직접 진행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 유형과 패턴이 있었고, 이는 예방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방치되어 심각해지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학교 구강검진 현장에서 실제로 자주 발견되는 치아 문제 5가지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각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원인, 실전 사례, 예방법, 그리고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조치까지 정리해 드립니다. 이 글을 통해 구강검진 결과지를 '읽는 것'을 넘어 '행동으로 옮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1. 충치(치면우식증) – 조용히 진행되는 대표 질환
충치는 학교 구강검진에서 가장 자주 발견되는 치아 문제입니다. 특히 어릴수록 충치가 있어도 본인이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발견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은 치아가 썩어가는 과정을 ‘통증’으로 인식하지 않으며, 충치가 상당히 진행되어 신경까지 도달하거나 식사 시 불편함이 생겨야만 알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장에서 자주 마주하는 유형으로
1. 접촉면 우식: 치아와 치아 사이, 특히 어금니 사이가 겉으로 보기엔 멀쩡하지만 내면은 썩은 경우가 많다. (엑스레이 촬영 필요)
2. 구치 교합면 우식: 홈이 깊고 치아홈메우기가 되지 않은 경우. 특히 큰 어금니 부위에 잘 생긴다.
3. 우식의 조기 탈회(white spot): 유치 앞니에 자주 나타나는 하얀 반점으로 충치가 잘 생기고 잘 부서진다.
실제 사례로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검진을 받던 중, 상악 제1대구치 사이에 접촉면 충치가 발견되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런 색 변화가 없었고 보호자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충치가 의심되어 별도로 예약을 한 후 재검진과 엑스레이 촬영으로 치아 내부까지 깊게 진행된 충치가 확인되었습니다.
-예방 전략으로
6세구치(첫 번째 어금니) 맹출 후 바로 치아홈메우기(실란트) 시술
불소 함유 치약(1000ppm 이상) 사용 유도
당 섭취 후 반드시 양치 / 하루 3회 양치 원칙
치실, 치간칫솔, 혀 클리너 등 보조 위생용품 습관화
연 2회 이상 치과 방문으로 미처 발견되지 못한 충치 조기 발견이 있습니다. 성인은 6개월마다 소아는 3개월마다 초기충치가 시작되므로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단 충치가 너무 자주 발생하는 경우는 치과 의료진의 진단에 따라 내원하시면 됩니다.
2. 치석 및 치태 – 겉으론 몰라도 잇몸을 망친다
치석과 치태는 구강 위생 상태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지표입니다.
치태는 음식물 잔여물과 세균이 합쳐져 형성되는 끈적한 막이며, 이 상태로 방치되면 24~48시간 내에 석회화되어 치석이 됩니다.
어린 학생일수록 앞니 위주로 양치를 하며, 안쪽 어금니나 혀 쪽은 잘 닦지 못해 치태와 치석이 자주 발견됩니다.
-구강검진 시 확인 가능한 징후
1. 잇몸 출혈: 양치 시 피가 자주 나는 증상
2. 치은부(잇몸 경계) 붓기
3. 구취 및 입 냄새
4. 하악 전치 설면(아랫니 안쪽)에 누렇게 딱딱한 돌 형태의 치석이 확인 됩니다.
초등학생은 자신의 구강 상태를 제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보호자의 구강 지도가 중요합니다. 중학생 이상은 설명 중심의 위생 교육으로 자가 관리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방 전략
회전법 잇솔질 교육이 필요함(아직 저학년으로 손목 회전이 미숙하다면 폰즈법부터 시작하여 회전법으로 넘어가는 것을 추천)
치실과 치간 칫솔을 사용하는 습관
정기적 스케일링 (아이마다 상이함)
칫솔은 1~2개월마다 교체 / 부드러운 칫솔모 사용
칫솔질 전 혀 클리너로 설태 제거 → 구취 감소
간혹 어른 칫솔로 양치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구강이 작은 아이에게 큰 칫솔로 양치하게 되면 어금니 구석구석 부분까지 칫솔이 들어갈 수 없으므로 아이의 어금니 2개 ~ 2개 반 정도 길이의 칫솔 헤드를 가진 칫솔을 추천합니다.
어린이 칫솔 찾아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또한 잇몸염증으로 자극에 민감한 아이들은 부드러운 칫솔모를 권장하나 잇몸이 건강해진 후 양치를 해도 플라그가 많이 보인다면 일반모(보통모)를 사용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칫솔 교체 주기를 5개월씩 하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벌어진 칫솔모로 치아를 닦는 것은 칫솔끝 부분이 아닌 칫솔 옆구리로 닦는 것이라 당연히 잘 닦이지 않으니 벌어지는 것 확인하셔서 적어도 3개월 마다 교체하여 사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이러한 구강위생용품에 대한 글도 조만간 별도로 올리겠습니다.
3. 부정교합 – 단순 미관 아닌 성장기 턱의 문제
부정교합은 학생 구강검진에서 놓치기 쉬운 문제 중 하나입니다.
결과지에는 단순히 ‘교정 필요’ 또는 ‘정상 교합’으로만 기입되지만, 이 결과를 정확히 해석하고 후속 조치를 취하는 학부모는 매우 드뭅니다. 치아 배열만의 문제가 아닌, 턱뼈 발달, 호흡, 자세, 자존감 등 다양한 영역과 연결되어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자주 발견되는 부정교합 유형
1. 반대교합(Underbite): 아래턱이 위턱보다 앞으로 나온 상태
2. 개방교합(Open bite): 앞니가 서로 닿지 않음, 주로 구호흡 또는 혀 내밀기 습관으로 발생
3. 과개교합(Deep bite): 윗니가 아랫니를 거의 가려버리는 경우
4. 치아 총생(Crowding): 치아가 겹쳐 자라는 현상
원인은 유전적 구조가 가장 큽니다. 손가락 빨기, 입술 깨물기 등 구강 악습관과 유치 조기 발치 또는 유치 잔존, 만성 구호흡 (비염, 아데노이드 등과 연관)을 원인을 들 수 있습니다.
-예방 전략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정기적인 교합 체크
부정교합 의심 시 치과 교정과 전문의와 상담
구호흡, 혀 내밀기, 손가락 빨기 등 습관 교정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저희 아이도 학생구강검진을 통해 교정 치료를 권유받았고 교정 전문 치과를 찾아 상담 예약해 둔 상태입니다.
교정 치료를 받게 되면 후속으로 글 올리겠습니다.
4. 유치 잔존 – 치아 배열과 맹출 방해의 주요 원인
학생 구강검진에서 예상보다 자주 나타나는 문제가 유치 잔존입니다.
보통 만 14세 이전에 유치가 모두 빠져야 하지만(발육 상태에 따라 상이함), 상대적으로 유치가 견고하거나, 영구치 맹출이 지연되면 유치가 계속 남아있게 됩니다.
이는 결국 영구치가 비정상 위치에서 자라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 결과 상악 송곳니(견치) 유치가 남아있고, 영구치는 위쪽 잇몸에서 튀어나오거나, 유치 어금니가 남아 있고, 영구 어금니는 잇몸 안에서 정체된 경우, 유치와 영구치가 이중 배열로 존재 → 교정 필요한 경우를 종종 보게됩니다.
-예방 전략
정기 파노라마 촬영을 통해 치아 맹출 방향 확인
유치가 제때 흔들리지 않거나, 오래 남아 있는 경우 치과 진료 통해 발거 여부 확인
유치 탈락 후 3개월 내 영구치 맹출이 없을 시 정밀 검사 필요
영구치가 늦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치 잔존으로 혹은 방향에 따라 유치에 걸려 영구치가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반드시 치과검진(엑스레이촬영 필요)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5. 구취(입냄새) – 단순 위생 아닌 건강 신호
학생도 입냄새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사춘기 무렵부터는 친구와의 관계, 발표, 대화 등에서 본인의 입냄새를 의식하게 되며, 심리적인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구취는 단순히 입냄새의 문제가 아니라, 혀 표면 세균막, 편도 결석, 비염, 소화기 이상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종합적 신호입니다.
-주요 원인은
1. 설태 과다 / 혀 클리너 미사용
2. 수분 섭취 부족 → 구강 건조
3. 충치, 잇몸 질환
4. 편도결석, 축농증, 위식도 역류 등 전신 건강 문제가 있습니다.
-실질적 대응법으로
아침, 자기 전 혀 클리너 사용 습관화
물 자주 마시기 → 침 분비 유지
충치, 치석 있는 경우 신속한 치료
자일리톨 무설탕 껌 사용 / 인공 타액 스프레이 활용 가능
만성적인 경우 이비인후과와 협진 권장합니다.
학교 구강검진은 ‘결과지를 받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 결과를 바탕으로 아이의 구강 건강을 지켜내는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검진 결과지는 단순한 의무 수행의 종이가 아니라, 행동을 유도하는 리포트입니다.
아이의 치아 건강은 일찍 관리할수록 치료는 간단하고 비용은 적습니다.
하지만 방치되면 교정, 보철, 외과적 처치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부모님이 구강검진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고, 아이의 입속 변화를 함께 체크하고, 필요한 경우 치과 예약까지 연결하는 실천이 이루어진다면, 그 한 번의 검진이 아이의 평생 건강을 지켜주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치과 진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신 중 치과 치료, 해도 되나요? (0) | 2025.07.03 |
---|---|
뿌득 뿌득 아이의 이갈이, 그대로 둬도 되나요? (0) | 2025.07.03 |
치주치료 보험 적용, 언제부터 받을 수 있을까요? (0) | 2025.07.02 |
내 잇몸, 괜찮을까? 잇몸염증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0) | 2025.07.02 |
학교 구강검진 후 스케일링 권유받았다면? ‘괜찮겠지’는 금물입니다 (0) | 2025.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