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

스케일링 후 시림, 왜 생기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sophi0510 2025. 7. 2. 10:32

치석 제거를 위해 치과를 방문한 환자가 스케일링 직후 “차가운 물만 마셔도 이가 너무 시려요”라고 말하는 건 아주 흔한 장면이다. 특히 처음 스케일링을 받은 환자일수록 이 증상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심지어 일부 환자들은 이 경험을 토대로 치과 방문을 꺼리거나, 스케일링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시림 증상은 스케일링이라는 치료의 실패가 아니라, 구강 내 숨어 있던 민감성의 표면화이며, 그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경고’에 가깝다.

 

스케일링은 단순히 치아 표면을 닦는 시술이 아니다. 치석(calculus), 치면세균막(plaque), 그리고 잇몸 아래 깊숙한 부착 치석까지 제거하기 때문에, 그동안 치석에 덮여 있던 민감한 상아질 부위가 외부 자극에 노출되며 시림이 발생한다. 이 현상은 상아세관(dentinal tubule)이 열리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시술 직후 혹은 13일 후 나타나기 시작해 보통은 12주 내 자연 완화된다. 다만, 마모증·치주퇴축·치아 균열 등이 있는 환자의 경우 이 증상이 강하고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스케일링 전 치은염이 있었던 환자는 치은이 팽윤되어 치경부를 덮고 있다가, 시술 후 잇몸이 수축되며 그 아래의 민감 부위가 노출되는 구조적 변화가 생긴다. 이때 “스케일링을 해서 이가 시려졌다”는 오해가 생기지만, 사실은 잇몸 퇴축으로 가려져 있던 민감성 부위가 나타난 것뿐이다. 오히려 이 현상은 조기 치주 질환을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즉, 스케일링 후 시림은 치료 실패가 아닌, 회복 과정 중의 일부 반응이다.

스케일링 후 시림이 생기는 생물학적 기전과 환자 유형별 특징

민감성은 치아의 구조적 문제일까, 습관에서 비롯된 결과일까?

시림 증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생물학적 원리는 상아세관의 개방과 액체이론(Fluid Movement Theory)에 기반한다. 상아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수만 개의 세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관은 외부 자극(온도, 압력, 산도 등)을 감지하여 내부 치수로 전달한다. 스케일링 과정에서 초음파 진동, 수압, 치은 조직 손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이 상아세관이 외부에 노출되며 자극에 민감해진다. 이로 인해 찬물·뜨거운 음식·달거나 신 음식 섭취 시 '찌릿'하고 날카로운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림이 단순히 스케일링 때문에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 구강 관리 습관, 음식 섭취 습관, 구강 상태에 따라 시림의 심도와 지속 시간은 매우 달라진다.
다음은 임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시림 고위험군 유형이다

 

치경부 마모증 환자: 잇몸 부위가 U자형으로 패인 형태. 칫솔질이 강하거나 치약을 다량 사용하는 습관이 있는 경우 많음. 스케일링 후 시림이 강하게 나타남.

치주퇴축이 있는 중장년층: 40~60대 환자 중 치은 퇴축이 진행된 경우, 치근면 노출로 시림 증상 지속 가능성이 큼.

이갈이나 이악물기 습관이 있는 환자: 치아 균열 가능성이 높고, 스케일링 자극이 신경을 더 민감하게 자극함.

고산도 식습관 보유자: 커피, 탄산, 레몬 등 산성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경우 상아질 노출이 빠름.

구강건조증 환자: 타액 분비가 적어 구강 내 자가세정 기능이 떨어지고, 자극 물질이 치아 표면에 오래 남음.

이처럼 시림은 단순한 시술 반응이 아니라, 다양한 위험 요인의 총합이다. 따라서 예방과 관리도 표준화된 방식보다는,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 전략이 필요하다.

시림 증상 완화를 위한 실질적 관리 방법: 실천 가능한 전략 중심으로

“시린 이를 참지 말고, 이렇게 관리하세요.”

스케일링 후 시림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재검진이다. 검진후 치료를 필요로 한다면 그에 맞는 치료를 하며 생활습관 조정과 제품 선택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먼저 치과에서 적용 가능한 치료는 다음과 같다:

  1. 전문가용 불소 바니시 도포: 고농도 불소(22,600ppm)를 사용해 상아세관을 막고 재광화 유도.
  2. 레진 코팅(Desensitizing Resin): 치경부 마모 부위에 직접 도포해 물리적 차단막 형성.
  3. Nd:YAG 또는 Er:YAG 레이저: 상아세관 단백질 응고로 세관 폐쇄, 민감성 감소 효과.
  4. Ionophoretic 불소 이온 침투요법: 미세 전류를 통해 불소 성분을 깊숙이 침투시켜 효과를 높임.

칫솔은 반드시 모가 부드럽고 탄성이 낮은 Soft 칫솔을 사용해야 한다. 칫솔질은 회전법(Roll method)이나 바스법(Bass method)을 적용하며, 횡마(가로 닦기)는 절대 피한다. 치약은 질산칼륨(KNO₃)이나 스트론튬염이 포함된 지각과민 완화 전용 제품을 사용하고, 한 달 이상 지속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시림이 있는 동안에는 산성 식품(레몬, 초콜릿, 탄산음료), 극한 온도 음식, 흡연, 알코올 섭취는 중단해야 하며, 구강세정제는 무알코올 성분을 사용해야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구강건조증이 동반되는 환자라면 인공 타액, 자일리톨 함유 구강 제품, 수분 섭취 증가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실제 임상에서는 이러한 조합이 단독 치료보다 효과가 훨씬 우수했다.

재발을 막기 위한 권고: 예방은 반복된 교육과 루틴으로부터

“시림은 처음보다 다음이 더 중요하다.”

스케일링 후 시림이 일시적으로 사라졌다고 해도, 다시 반복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치위생사로서 나는 환자에게 다음과 같은 관리 루틴을 제안한다:

  1. 스케일링 후 최소 48시간은 자극 피하기: 차가운 물, 뜨거운 음식, 바삭하거나 딱딱한 음식은 피해야 한다.
  2. 치실과 치간칫솔은 출혈이 가라앉은 후 도입: 시림이 있을 땐 치간 자극이 시림을 악화시킬 수 있다.
  3. 3개월 유지관리 프로그램(PMT) 등록: 재진 시 환자 구강 상태에 따라 시림 재발 여부 조기 확인.
  4. 맞춤형 칫솔질 교육 시행: 환자의 구강 상태와 잇몸 형태에 맞는 칫솔질 방법을 교육해야 효과 지속.
  5. 이갈이 방지 스플린트 사용 여부 평가: 시림과 관계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치아 균열 예방에 효과적.

스케일링 후 시림은 단순히 “민감한 사람이라서 그렇다”는 말로 끝날 수 없다. 이 증상은 잘 관리하면 다음 스케일링 때 아예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 방치하면 치주질환 진행 신호가 될 수도 있다.

결국 핵심은 전문가와 함께하는 생활 습관 개선 + 정기적인 평가와 피드백이다.
스케일링은 단지 치석 제거가 아니라 치아 민감성 평가, 구강 위생 습관 교정, 장기적 건강 유지 전략까지 포함한 통합 치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