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발치는 수술입니다. 국소 마취와 함께 잇몸과 뼈를 절개하고, 사랑니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출혈이 동반됩니다. 이 출혈은 대부분 일정 시간 안에 멈추지만, 문제는 이 피가 언제까지 나와도 괜찮은 것인지, 어느 시점부터 병원에 가야 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피를 멈출 수 있는지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특히 혼자 집에서 회복 중인 경우, 조금만 피가 계속 나도 불안해져 인터넷 검색을 시작하게 됩니다.
구글에 "사랑니 피 멈추지 않음", "사랑니 뽑고 피가 계속 나요"라는 문장이 검색어로 수천 건 이상 존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출혈은 단순히 ‘많다 적다’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지속 시간, 혈액의 색과 점도, 부가 증상 유무 등을 함께 고려해야 정확한 대응이 가능하며, 그렇지 않으면 불필요한 병원 내원이나 오히려 더 큰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사랑니 발치 후 피가 멈추지 않을 때 시간대별로 어떤 상태가 정상인지, 실제로 피가 멈추지 않을 때 어떤 순서로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기준에서 응급 상황으로 전환되어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를 명확히 구분해 드립니다.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간·증상·대처법을 단계별로 안내하겠습니다.
출혈은 언제까지 ‘정상’일까? 시간 기준과 피의 양상
사랑니 발치 후 출혈은 대부분 정상적인 생리적 반응입니다. 사랑니가 박혀 있던 자리에 생긴 공간에는 피가 고이며, 이 피는 곧 혈병(blood clot)이라는 형태로 굳게 됩니다. 이 혈병은 회복을 위한 자연 방어막으로, 뼈를 외부 자극으로부터 보호하고 염증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혈병이 유지되는 것’ 자체가 회복의 핵심이자 첫걸음입니다.
보통은 발치 후 30분 내로 피가 현저히 줄고, 2~3시간 안에 지혈이 완료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단, 이후에도 입 안에 소량의 피가 섞인 침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는 혈병이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흔히 있는 현상이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발치후 3시간이 지나도 선홍색 피가 계속 흐르거나, 양이 점점 많아지는 경우, 입 안이 끈적한 피 냄새로 가득 차는 경우, 굳어지던 혈병이 떨어져 덩어리진 피가 다시 고이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단순 출혈을 넘어 지혈 실패 또는 드라이 소켓 발생 위험이 존재합니다.
3시간 이상 붉은 피가 흐르고 그 양이 증가하는 경우는 비정상이며, 6시간 이상 출혈이 지속되거나 혈병이 계속 탈락하거나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위험한 수준이므로 병원에 내원해야 합니다.
피가 멈추지 않을 때 반드시 따라야 할 응급 지혈법
출혈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더라도 당황하지 마십시오. 대부분의 경우 가정 내에서 간단한 응급 처치로 충분히 지혈이 가능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지혈의 원칙'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대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핵심은 ‘압박’과 ‘지속 시간’입니다.
먼저 깨끗한 멸균 거즈 또는 일반 살균 거즈를 준비합니다. 거즈를 두껍게 접어 발치 부위에 직접 올린 후, 강하게 30분 이상 물고 있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실수하는 부분은 ‘몇 분 물었다가 계속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 행동은 혈병이 막 형성되려는 순간을 방해해 오히려 출혈을 지속시키는 주범입니다.
또한 거즈는 한 번 완전히 젖더라도 너무 자주 바꾸지 마십시오. 피가 묻었더라도 혈병 형성을 도우므로 최소 30분~1시간 이상 유지해야 합니다. 여기에 추가로 얼음찜질을 볼 부위에 외부에서 10~15분간 적용하면 혈관이 수축하여 출혈이 훨씬 잘 멈춥니다.
지혈 5단계 응급 매뉴얼로 깨끗한 거즈를 접어 발치 부위에 올린 후 입을 다물고 2시간가량 강하게 물고 유지합니다. 발치 부위에 냉찜질을 병행하여 혈관을 수축시키고 피가 계속 나더라도 중간에 거즈를 자주 교체하지 않습니다. 3시간 이상 지혈되지 않으면 치과에 문의하거나 재 내원합니다.
이것이 응급 기준이다 – 병원에 바로 가야 하는 상황
가정 내 지혈에도 불구하고 출혈이 계속된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이 기준은 단순한 출혈이 아니라, 감염, 혈관 손상, 응고 장애 등의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6시간 이상 강한 출혈이 지속되거나, 출혈이 오히려 점점 많아지는 경우, 입안에 피가 가득 고여 삼킬 수 없을 정도로 차오르는 경우, 피와 함께 짙은 갈색 고름, 이물질, 또는 악취가 동반되는 경우, 출혈과 함께 두통, 발열, 오한, 구역질 같은 전신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 발치 부위 주변이 과도하게 부어오르고,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출혈로 인해 호흡 곤란, 삼킴 장애, 의식 저하가 발생하는 경우 즉시 치과 또는 인근 병원에 전화 후, 신속히 내원해야 합니다. 특히 항응고제 복용 중이거나 고혈압, 당뇨가 있는 환자는 응급 상황의 진행 속도가 빠르므로 더 조심해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출혈 부위에 지혈약 도포, 봉합 재시술, 항생제 처방, 또는 전신적인 혈액 검사를 통해 즉각 조치할 수 있습니다.
출혈 후 회복을 돕는 행동 수칙 – 재출혈 예방까지
출혈이 멈췄더라도 끝난 것이 아닙니다. 많은 환자가 ‘피가 멈췄다’고 안심한 후 다시 잘못된 행동을 반복해 재출혈을 유발합니다. 특히 뜨거운 음식, 빨대 사용, 칫솔로 자극 주기, 흡연 등은 혈병을 다시 떨어뜨려 출혈을 재개하게 만듭니다.
회복 초기에는 가급적 미지근하거나 차가운 음식 위주로 식사하고, 입 안을 자극하지 않도록 말도 줄이고, 가글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머리를 낮게 하고 자거나 뺨을 누르는 자세도 금지이며, 가능한 머리를 살짝 높여 혈류를 분산시키는 자세로 수면을 취해야 부기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출혈 후 회복 수칙으로 48시간 이내 입 헹구기, 가글, 침 뱉기 금하고, 흡연, 음주는 5일 이상 자제해야 하며, 뜨거운 국물 음식 피하고, 죽·두부·바나나 등 부드럽고 차가운 음식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냉찜질은 2일간 해주는 것이 지혈과 부종에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양치질은 반대쪽으로 부드럽게 해주고 발치 부위는 3일 후부터 조심히 관리해야 합니다.
출혈 후 이 같은 생활 습관만 잘 지켜도 대부분의 환자는 추가 합병증 없이 회복에 성공합니다.
사랑니 발치 후 출혈은 정상적인 회복 반응이지만, 지속 시간과 혈액의 양상, 동반 증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으면 오히려 회복을 늦출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지혈 방법, 시간대별 대처법, 병원에 가야 할 응급 기준을 숙지하면 대부분의 출혈은 충분히 집에서도 안전하게 관리가 가능합니다. 특히 첫 24시간 동안은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작은 변화라도 관찰하며 회복을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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