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

치아 교정 중 발음이 어눌해지는 이유와 해결 방법 총정리

sophi0510 2025. 6. 30. 08:00

치아 교정을 처음 시작하면 예상치 못했던 불편함들이 하나둘 생긴다. 그중 많은 환자들이 경험하는 대표적인 변화가 바로 발음의 어눌함이다. 브라켓을 붙이거나 투명교정기를 착용한 직후, 평소 자연스럽게 말하던 단어들이 입 안에서 뭉개지거나, 자꾸 침이 튀고 바람이 새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특히 ‘ㅅ’, ‘ㅆ’, ‘ㅈ’, ‘ㅊ’ 같이 혀와 앞니 사이의 정밀한 위치 조절이 필요한 자음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ㅂ’, ‘ㅍ’, ‘ㅁ’ 등 입술을 모아 발음해야 하는 음절 역시 입술 움직임이 어색해지며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치아 교정 장치를 끼고 있는 여성

 

이러한 변화는 대체로 교정 초기에 가장 심하게 느껴지며, 사람에 따라 수일~수주 정도 지속된다. 특히 전화나 회의, 발표처럼 말을 또렷하게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본인의 발음 변화가 더욱 민감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말을 자주 하지 않는 환경에서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다가, 말을 꺼내야 할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발음을 피하게 되고 자신감 저하나 대인관계 회피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단순한 언어 문제를 넘어서 심리적인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교정 초기에 이런 반응이 생기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정말 교정이 발음에 악영향을 미치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일시적인 문제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은 일시적이며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 그러나 그 원인과 과정을 이해하고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발음 습관이 굳어져 교정이 끝난 후에도 어색한 말투가 남을 수 있다. 따라서 교정 중 발음 변화에 대한 이해와 적응 전략은 단순한 불편 해결을 넘어, 치료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교정 장치가 구강 내 구조를 바꾸면서 나타나는 ‘발음 구조 충돌’

치아 교정 장치의 주된 기능은 치아를 이동시켜 이상적인 교합과 배열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입 안의 공간 배치와 혀의 움직임 경로도 함께 바뀌게 된다. 일반적으로 발음을 형성할 때, 혀는 치아, 입천장, 잇몸, 입술 등 다양한 구강 구조에 정해진 위치로 접근하며 음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ㅅ’ 발음을 내기 위해서는 혀끝이 앞니의 뒷면 가까이에 닿아야 하고, ‘ㄹ’ 발음은 혀가 입천장을 가볍게 치며 지나가야 한다. 하지만 브라켓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는 이 접촉면이 방해를 받아 혀가 자연스럽게 움직이지 못한다.

특히 설측교정(치아 안쪽에 브라켓을 붙이는 방식)의 경우, 혀가 닿는 표면이 직접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혀끝 위치가 불안정해져 발음이 더 크게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다. 투명교정기의 경우 겉으로 보기엔 영향을 덜 미칠 것 같지만, 사실은 치아를 감싸는 얇은 레진 장치가 혀끝 감각과 치아 접촉감을 바꿔 발음이 두꺼워지고, 부자연스러운 소리를 유발한다. 특히 윗니 앞니 부위에 장치가 있을 경우, 혀가 음을 분화하는 미세한 위치 조절을 하지 못해 발음의 선명도가 떨어진다.

또한, 교정 장치로 인해 입술이 평소보다 덜 닫히게 되면 ‘ㅂ’, ‘ㅍ’, ‘ㅁ’ 등의 입술 닫힘 기반 발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말하는 도중 침이 튀거나 말소리가 흐릿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교정 초기에는 이러한 변화가 당황스럽지만, 입과 혀가 새로운 구조에 점차 적응하면서 다시 발음이 교정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적응 과정이 사람에 따라 빠르거나 느릴 수 있으며, 적절한 발음 훈련이 병행될 경우 회복 속도를 앞당길 수 있다.

 

발음 회복을 돕는 실전 훈련법과 생활 습관 조정 전략

 

발음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입 안의 구조에 몸이 익숙해질 수 있도록 의도적인 연습과 반복이 필수적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매일 발음 훈련 문장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특히 혀끝 조절이 필요한 ‘치경음’ 계열(ㅅ, ㅆ, ㅈ, ㅊ, ㄷ, ㅌ, ㄴ, ㄹ)이 많이 들어간 문장을 천천히 또박또박 읽는 연습을 하면, 혀의 위치와 움직임을 뇌가 다시 인식하게 되고, 발음도 점차 회복된다. 예를 들어 “수수께끼 속 수수께끼는 수수께끼 같은 수수께끼” 같은 문장은 혀 조절 훈련에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녹음기를 활용해 본인의 발음을 들어보는 자가 피드백 훈련도 매우 유익하다. 처음엔 낯설 수 있지만, 어느 단어에서 말이 뭉개지는지를 명확히 인지하고 해당 발음을 집중적으로 연습하면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일부 전문 스피치 학원에서는 교정 환자를 위한 ‘교정기 착용 중 발음 교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며, 실제로 인터뷰·오디션·프레젠테이션 등을 앞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생활 습관 측면에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구강 보습 유지, 입술 보습제 사용, 천천히 또박또박 말하기, 턱에 힘을 주지 않도록 이완된 자세 유지 등이 발음 안정에 도움을 준다. 특히 빠르게 말하려다 보면 혀와 입술이 새로운 구강 구조에 적응하지 못하고 더 어색한 발음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교정 초기에 의도적으로 말속도를 늦추는 것이 좋다.
또한, 말을 할 때 입 모양을 좀 더 과장해서 발음해보는 연습도 입 근육 사용을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모든 연습은 꾸준히 반복해야 효과를 보며, 대부분 2~4주 정도 지속하면 명확한 개선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발음 변화는 교정 과정의 일부일 뿐, 조절 가능한 반응입니다

 

치아 교정 중 발음이 어눌해지는 현상은 대부분의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변화이며, 대부분 일시적이며 조절 가능한 반응이다. 실제 임상 사례에 따르면, 교정 환자의 약 70% 이상이 초기 발음 불편감을 호소하지만, 교정 1개월 이내에 대부분의 문제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일부 환자들은 오히려 교정이 끝난 후 입매와 교합이 정리되면서 말하기가 더 명확해졌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돌출입 환자의 경우, 교정 전에는 입이 벌어져 발음이 새는 경우가 있었지만, 치료 이후 입술이 편안하게 닫히면서 발음이 오히려 또렷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따라서 교정 초기에 발생하는 발음 변화는 부작용이 아니라 적응 과정의 일환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문제로 인식하고 말하는 걸 피하거나 사람과의 대화를 줄이면, 오히려 말하기 근육 사용이 줄어들어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중요한 건 이 시기를 훈련과 관찰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 소리 내어 읽고, 녹음하고, 피드백하며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경험은 교정 후 발음뿐 아니라 발성 전반을 개선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심리적으로도 너무 위축되지 말자.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은 교정기 착용으로 인한 말투 변화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이 더 예민하게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발음은 교정 과정의 자연스러운 일부이며, 적응의 시간과 노력을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몇 주간의 적응기 이후, 당신은 보다 정확한 발음과 자신감 있는 말하기를 되찾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