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

전동칫솔, 무조건 좋을까? 19년차 치위생사가 직접 말합니다

공부하는 소피 2025. 7. 25. 07:00

요즘 전동칫솔을 사용하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광고에서는 전동칫솔을 쓰기만 해도 자동으로 구강 건강이 좋아진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전동칫솔 사진

 

저는 19년간 치과 현장에서 수천 명의 환자들의 구강 상태를 살펴왔습니다. 그중에는 전동칫솔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그 사용법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전동칫솔이 누구에게나 좋은 도구가 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구강 구조, 치아 상태, 그리고 사용 습관입니다. 이 글에서는 전동칫솔이 왜 '무조건 좋은 도구'가 아닌지, 치위생사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전동칫솔의 원리와 기능 – 장점만큼 주의할 점도 많다

전동칫솔은 진동이나 회전 기능을 통해 플라그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특히 손의 움직임이 부족한 노인이나 장애인, 그리고 손목 사용이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일정한 속도로 칫솔모가 움직이기 때문에 일반 칫솔보다 세정력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받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장에서 전동칫솔을 사용한 이후에 오히려 잇몸 퇴축이나 치경부 마모가 심해진 환자를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용자들이 전동칫솔을 '쎄게 눌러야 더 깨끗하게 닦인다'고 오해하거나, '충분히 오래 양치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전동칫솔은 기계적 진동으로 미세한 때를 제거하는 구조이므로, 누르거나 쓸어내는 힘이 강할수록 오히려 잇몸을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용자가 칫솔모의 크기와 모질(모의 강도)를 자신의 치아 구조에 맞지 않게 고르면, 오히려 치아 사이 플라그 제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충치가 더 잘 생기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전동칫솔은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핵심입니다.

전동칫솔이 효과적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

많은 분들이 “전동칫솔 쓰면 양치가 자동으로 잘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묻습니다. 그러나 전동칫솔이 효과적인 사람은 사용법을 정확히 숙지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칫솔질을 유지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전동칫솔을 사용하는 환자들에게 먼저 물어봅니다. "칫솔모를 치아에 어느 각도로 대고 계신가요?" 이 질문에 명확히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전동칫솔도 일반 칫솔과 마찬가지로 칫솔질 각도, 압력, 위치 유지 시간이 핵심입니다. 잇몸과 치아가 만나는 부위에 45도 각도로 부드럽게 대고, 천천히 이동해야 하며, 한 치아당 약 3~5초씩 시간을 들이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반면, 전동칫솔이 효과적이지 않은 사람들은 보통 1분 정도의 너무 짧은 시간 양치하는 습관을 가졌거나, 치간칫솔이나 치실 같은 치간 사이의 플라스 제거에 별도의 도구를 쓰지 않습니다. 또 치아구조나 임플란트, 브릿지 등의 보철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빠른 회전형 전동칫솔을 쓰는 특징을 보입니다. 이런 사용자들은 오히려 전동칫솔 때문에 잇몸 상태가 나빠지고, 스케일링 시에도 출혈이나 통증을 많이 호소합니다. 결국 전동칫솔의 효과는 사용자의 치아 구조 이해도와 사용 습관에 따라 갈립니다.

치과 현장에서 본 전동칫솔 사용 사례 – 오히려 구강 건강을 악화시킨 경우들

제가 실제로 담당했던 40대 여성 환자 A씨는, 유명 브랜드의 고가 전동칫솔을 2년 넘게 사용했지만 치은염이 계속 악화됐습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전동칫솔을 입에 넣고 마치 ‘청소기처럼 휙휙 문지르는 방식’으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입안에서 정확한 위치 유지 없이 빠르게 움직이니, 실제 닦이는 시간은 30초도 채 안 되는 셈이었죠. 게다가 치간칫솔이나 치실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에, 잇몸 염증은 점점 심해졌습니다.

또 다른 60대 남성 환자 B씨는, 전동칫솔이 임플란트에도 무조건 좋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임플란트 주위 잇몸이 약해지고, 칫솔모가 강한 회전 방식이라 치경부가 마모되어 임플란트 노출 위험까지 생겼습니다. 이처럼 보철물이나 치아의 민감성 여부에 따라 전동칫솔의 사용방식도 조정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올바르게 전동칫솔을 사용한 30대 환자 C씨는 충치가 거의 없고, 잇몸 상태도 매우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녀는 치과 정기검진 때마다 전동칫솔의 칫솔모 교체 주기, 양치 각도, 칫솔질 순서를 꼼꼼히 기록해왔고, 그에 따라 구강 건강도 아주 양호했습니다. 같은 도구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는 극명하게 갈립니다.

전동칫솔을 처음 쓰는 사람을 위한 전문가의 조언

전동칫솔을 고려하고 있다면, 무조건 비싼 제품이나 유명 브랜드를 선택하지 마세요. 먼저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잇몸이 약하다면 ‘소프트모’ 혹은 ‘음파형’을 추천합니다. 또 치아 사이가 좁거나 교정 중이라면 ‘작은 헤드 + 정밀 진동형’의 전동칫솔을 권유하고 손목 힘이 부족한 경우는 ‘회전형 자동 타이머 기능 포함’ 제품을 추천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동칫솔은 보조 도구일 뿐 양치의 주체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이를 닦을 때, 어느 부위를 닦고 있는지 의식하면서 천천히 이동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어떤 전동칫솔이든 치실이나 치간칫솔과 함께 사용해야 구강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전동칫솔을 쓰는 사람 중 상당수는 칫솔모 교체 주기도 잘 지키지 않는데, 이것 역시 치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3개월, 혹은 칫솔모 끝이 퍼질 경우 즉시 교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휘어진 칫솔모는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세균이 번식한 칫솔모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구강 내 염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전동칫솔은 잘만 사용하면 매우 훌륭한 구강 관리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 효율은 사용자의 습관, 치아 구조, 그리고 사용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19년간의 치위생사 경험을 통해, 전동칫솔이 누구에게나 ‘무조건 좋은’ 도구는 아니라는 점을 수차례 확인했습니다. 여러분의 구강 건강을 진정으로 챙기고 싶다면, 전동칫솔의 ‘사용법’을 먼저 점검해보세요. 좋은 도구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사용 습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