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

치과 치료 후 가장 많이 듣는 민원 유형과 현명한 대처법

공부하는 소피 2025. 7. 22. 07:00

치과 진료는 환자의 건강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전문적인 행위이지만, 진료를 마친 후에도 환자에게서 다양한 불만이 제기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치과 치료후 민원을 제기하는 여성과 현명하게 대처하는 의료진

 

실제로 제가 19년 동안 치과에서 치위생사, 상담실장, 그리고 보험 청구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아오며 가장 스트레스를 크게 받았던 순간 중 하나는 바로 “민원”이 발생했을 때였습니다.

대부분의 환자 민원은 단순한 감정적 반응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 이면에는 상담 과정에서의 정보 부족, 기대치의 차이, 진료 설명의 누락, 또는 진료 결과와의 괴리 등 다양한 원인이 숨어 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보면 생애 처음 경험하는 치과 치료일 수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걱정과 불안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감정은 치료 후 몇 시간 또는 며칠 내에 ‘민원’이라는 형태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치과는 특히 비급여 항목과 시술 후 불편감이 많은 분야이기 때문에, 환자의 기대와 실제 결과 사이에 미묘한 불일치가 발생하면 곧바로 불만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민원을 단순한 불평으로 치부하기보다는, 환자의 불안과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소통의 기회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실제로 경험했던 치과 치료 후 가장 많이 접수된 민원 유형 5가지를 바탕으로, 각 유형별로 현명하게 대응하는 방법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실무자 분들께 꼭 필요한 ‘감정노동을 줄이는 실전형 대처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치료를 받았는데 오히려 더 아파졌어요” – 통증 민원

치과에서 가장 빈번하게 접수되는 민원 중 하나는 “치료 후 오히려 더 아파졌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레진 충전, 신경치료, 발치 등 비교적 침습적인 치료 후에는 일시적인 통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통증을 ‘문제 발생’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괜히 건드렸다는 생각과 분노를 표출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 유형의 민원은 대부분 진료 전 설명이 부족했을 때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충전 후 치아가 시릴 수 있다는 설명이 없었다면, 환자는 그것을 ‘부작용’ 또는 ‘실패한 진료’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진료 전 상담 시에는 “오늘 치료 후 하루 이틀 정도 시릴 수 있고, 씹을 때 불편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일시적인 반응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됩니다.”와 같은 예상 반응에 대한 사전 안내가 꼭 필요합니다.

만약 민원이 실제로 접수되었다면, 감정적 반응으로 맞서기보다는 환자의 통증 위치, 강도, 시기, 그리고 경과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가능한 경우에는 재내원을 유도하여 진료기록과 영상으로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럴 수 있어요 괜찮아요" 라는 말보다 "심해지기 전에 다시 한번 체크해 드릴게요”라는 말 한마디가 환자의 불안을 크게 줄여줍니다.

 

 “이 정도 치료인데 왜 이렇게 비싸죠?” – 비용 불만

두 번째로 흔한 민원 유형은 진료 비용에 대한 불만입니다. 특히 보철, 보존, 스케일링 이후 또는 검진 시 추가 비용이 발생했을 때, 환자는 사전에 금액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항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상담 과정에서의 금액 안내 누락 또는 설명 부족에서 비롯될 수도 있습니다. 치과에서는 보험 진료와 비보험 진료가 혼재되어 있으며, 환자는 ‘모든 치료가 보험인 줄’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치아 사이 부분 레진, 치경부 마모 충전, 레진 보강 등은 실제로 보험이 아닌 경우가 많음에도 환자가 이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치료가 진행되면, 치료 후 비용을 듣고 곧바로 민원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술 전 상담 시 구두 + 서면 안내를 병행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GI(글라스아이오노머) 충전의 경우에는 “보험 적용이 가능하신 재료지만, 내구성이 부족할 수 있어 비보험 재료도 함께 안내드립니다.”라고 설명하며 선택의 권한을 환자에게 명확히 부여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민원이 접수되었을 때에는, 진료 전 설명이 있었다는 근거(상담지, 서명 등)를 토대로 환자에게 차분히 설명드리고, 금액에 대한 조정이나 재상담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말투와 표정은 민원 해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됩니다.

“왜 예전보다 더 안 좋아졌죠?” – 진료 결과에 대한 불신

세 번째 민원 유형은 치료 후 상태가 더 나빠졌다는 환자의 주장입니다. 예를 들어, 스케일링 후 잇몸이 더 시리다거나, 신경치료 후 씹는 감각이 이상하다거나 하는 불만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민원은 실제로 환자의 심리적 반응과, ‘예전 상태에 대한 미화된 기억’이 결합된 형태로 나타납니다.

실제로 스케일링 후 잇몸이 시린 것은 치석이 제거되며 일시적으로 민감해졌기 때문이지만, 환자는 이 과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전보다 더 안 좋아졌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는 상담자가 진료 전과 후에 환자의 기대를 충분히 조율하지 못했을 때 더 자주 발생합니다.

이러한 민원은 ‘사전 상담’과 ‘사후 경과 설명’이라는 두 단계가 모두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스케일링 전에는 “잇몸 안쪽에 있던 치석이 제거되면 뿌리 부위가 노출되면서 일시적으로 시릴 수 있습니다.”라고 사전 설명을 하고, 혹시 놓쳤다면 스케일링을 하면서 설명해도 됩니다. 치료 후에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점차 호전됩니다.”라고 경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주로 스케일링 진료후 주의사항이 적힌 리플렛을 주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민원에 대해 바로 변명하거나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의 불만을 증폭시킵니다. 진료 영상, 치주포켓 기록, X-ray 등을 활용하여 시각적 근거로 설명하는 방식이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왜 다시 와야 하나요?” – 재내원 요청에 대한 반발

네 번째 민원 유형은 진료 후 추가 내원이 필요하다는 안내를 받은 환자의 반발입니다. 특히 보존치료, 신경치료, 치주치료는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환자는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오라고 하네? 돈 벌려고 하나?’라는 오해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민원은 상담 과정에서 치료 계획을 불명확하게 안내했을 때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은 일단 충전하실게요”라고만 설명하면, 환자는 다음에 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추가 진료’를 비용 청구로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해결을 위해서는 상담 시 치료의 단계성을 명확히 안내해야 합니다. “이번에 치료하는 부분은 염증이 있어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2~3회 내원이 필요합니다”와 같이 진료 계획 + 소요 횟수 + 회복 과정을 세 가지 요소로 구성하여 안내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민원이 접수되었을 경우에는 “환자분께서 오해하신 점은 저희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먼저 유감을 표한 뒤, 치료 과정의 필요성과 내원 간격의 이유를 의료적 설명으로 덧붙이면 환자의 반발감은 크게 줄어듭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기록지에 기록을 하면서 수납계획까지 같이 세우는 것입니다.

“말한 것과 다르게 치료됐어요” – 상담 내용 불일치

마지막으로, 상담 내용과 실제 진료 내용이 다르다는 민원은 환자의 신뢰를 가장 크게 훼손하는 유형입니다. 예를 들어, 금속크라운 대신 지르코니아를 한다고 설명했는데, 실제로 치료 후 환자가 금속처럼 보인다고 항의하는 상황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문제는 대부분 상담 내용이 환자의 언어로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았거나, 말로만 설명하고 서면 안내나 동의 절차가 부족했을 때 발생합니다. 특히 비보험 진료는 환자가 선택한 것이므로, 선택 동의서를 반드시 받고 사본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병원 체어에 누운 상태에서 보는 것과 앉아서 보는 것과 그림자 때문에 차이가 느껴질 수 있습니다. 누운 상태에서 거울로 한번 보여드리고 또 앉은 상태에서 거울로 보여드리고 확인시켜 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응할 때에는 “환자분께서 들으신 내용과 다르게 느끼셨다면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진심으로 사과하며, 상담지 사본, 사진, 재료명 등을 바탕으로 진료 내용을 하나씩 확인해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의 감정부터 먼저 인정한 뒤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순서가 민원 해소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치과에서 발생하는 민원은 단순한 불만 표출이 아닙니다. 그것은 상담자의 커뮤니케이션, 진료과정의 정보 전달, 환자와의 신뢰 형성 과정에서 발생한 ‘균열’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민원을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면 환자의 이탈, 구글 리뷰 악성 후기, 심지어 분쟁이나 고소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민원은 환자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합니다. 저는 수많은 민원을 해결하면서 오히려 VIP 환자로 전환된 사례를 경험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을 인정하고, 의료적 근거를 기반으로, 환자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입니다.

치과 현장에 계신 모든 실무자 분들께서 이 글을 통해 민원을 예방하고, 발생 시에도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것이 곧 병원의 신뢰도와 브랜드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